그동안 역술가처럼 정식 상담을 한 것은 아니지만, 명리를 배우고 여러 궁리와 실전 풀이를 통해 사주를 해석하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바로 '좋은 사주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최근 무료사주 풀이를 진행하며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주팔자의 본질
사주의 천간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타내며, 이는 우리가 삶에서 늘 사용하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지와 지장간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때에 맞추어 드러나며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간혹 사주팔자의 큰 글자 8개만 보고, 자신에게 없는 글자를 한탄하거나, 대운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시기가 오더라도 없는 글자가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고민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지장간의 작은 글자들은 쉽게 무시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어떤 술사분들은 '근이 없는 신약한 사람들은 지장간을 무시하고 풀이한다'라고 하셨는데,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하늘의 뜻과 시공간의 흐름 속에 펼쳐지는 삶이 바로 지장간이며, 그 안에는 자신의 잠재된 능력이 숨어 있습니다. 천간, 지지, 지장간... 이 모두가 결국 '나'의 모습인 것입니다.
오행의 글자를 바라보는 태도
오행의 글자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그런데 글자가 없다고 푸념하거나, 하나만 있다고 방치하거나, 또는 너무 많은 글자를 부담스러워하며 갖다 버리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주를 볼 때, 자신의 사주를 바라보며 행복하고 만족하기보다는 안타깝고 슬프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아이고, 내 팔자야~'라고 탄식하게 되죠.
음양오행의 한 글자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갑목을 배움과 지식의 활용이나 추진력으로 삼지 않고, 과한 자존심이나 불필요한 호기심으로 사용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을목을 적절한 인간관계나 체계적인 활용이 아닌, 잔소리와 복잡한 인간관계로 치중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병화를 나누고 베푸는 긍정적인 면보다 변화에 집착해 일관성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정화를 집중력과 세밀함보다는 한곳에만 집착하여 집요함으로 변질시킬 수 있습니다.
●경금을 실행력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기보다는 무모한 도전으로 위험을 감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신금을 가치를 높이고 효율적인 판단을 하기보다는 완벽주의와 예민함에 빠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임수를 사람들과의 소통과 가치 있는 정보 활용보다는 과거에 매여 현실의 삶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계수를 성찰과 창작, 감성과 공감으로 쓰지 않고, 너무 많은 생각에 빠져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좋은 사주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한 글자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누구에게 달려있는 것일까요? 유명한 역술가들에게 달려있을까요? 아니면 내가 의지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달려있을까요?
결국, 그것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왜 이럴까?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면,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사주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인성이 과다하거나, 무관이거나, 재다신약이라서, 관살혼잡이거나, 비겁태과, 삼재, 형충, 근약 등의 외부 요건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그 글자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장간에 숨겨져 있다고 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없는 글자도 스스로 자각하여 해보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자기 의지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사주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법
어떤 사람은 근약해도 주어진 환경을 잘 이용해 살아가고, 또 어떤 사람은 부족한 글자를 다른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보완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한 개밖에 없는 글자를 소중히 사용하며, 많은 글자들을 균형 있게 분배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 역시, 한때 너무 치우친 메마른 사막에 홀로 남겨진 신금이라 제 사주를 원망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명리를 공부하면서, 제가 몰랐던 나의 장점들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정말 애써 잘 살아왔고, 잘 버텨왔다는 것을 깨달으며, 제 사주가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주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서, 주어진 환경에 맞게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과한 것은 비우고 부족한 것은 하나씩 채워가는 것. 이것이 바로 가장 좋은 사주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 좋은 사주란, 다른 사람의 사주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사주를 내 의지로 좋은 사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